임현정

임현정의 음악은 자유롭습니다. 익숙한 레퍼토리도 열정적인 그의 손끝을 거치면 색다르게 변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강렬한 해석과 질주하는 손놀림은 2000년대 말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특히 그가 연주한 '왕벌의 비행' 동영상은 놀라운 속도와 테크닉으로 지금까지 회자됩니다. 1986년 한국에서 태어난 임현정은 3살에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에서 피아노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12살에 홀로 유학길에 올랐고, 어려움을 헤치며 16세의 나이로 파리 음악원에 입학합니다. 이런 그에겐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죠. 그의 개성은 데뷔 앨범 'Beethoven: Complete Piano Sonatas' (2012)에서 잘 드러납니다. 24세의 젊은 나이에 베토벤(Beethoven)이 일생에 걸쳐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며 도전 자체로 큰 인상을 남겼죠. 직접 3천 페이지가 넘는 베토벤의 편지를 연구해 쓴 작품 해설도 실었습니다. 이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앨범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또 그는 베토벤을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2020)도 집필했습니다. 임현정은 궁극적인 자유를 찾으려 영적인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한때 불교에 귀의하려고도 했던 그의 영적, 음악적 성찰과 특별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 '침묵의 소리' (2016)는 프랑스어와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어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