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헤비메탈의 위대한 수호신 Judas Priest. 그들의 대표작이자 메탈의 절대 바이블로 추앙되는 6집 앨범 'British Steel'이 어느덧 발매 40주년을 맞았다. 밴드의 최대 성공작으로 꼽히는 이 앨범은 Black Sabbath의 1집부터 3집 앨범까지 엔지니어링을 맡았던 프로듀서 Tom Allom의 명품 세공으로 완성됐다. 시그니처 트랙인 'Living After Midnight'과 'Breaking the Law'는 발표 즉시 전 세계를 휩쓸 만큼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밴드는 이를 발판 삼아 일약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프런트맨 Rob Halford는 "Tom은 불필요한 걸 걷어내고 핵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줬어요. 그 덕분에 이리저리 헤매지 않고 확실히 갈피를 잡을 수 있었죠."라고 밝혔다. 사운드뿐만 아니라 작업 방식 면에서도 헤비메탈의 모범 답안을 보여줬다 할 만하다. 이 기념비적인 걸작은 The Beatles 멤버 Ringo Starr의 집이었던 티튼허스트 파크에서 녹음됐다. 또한 드러머 Dave Holland와 함께 작업한 첫 앨범이기도 하다. Dave Holland와 Tom Allom은 향후 약 10년간 밴드와 함께 하며 총 다섯 개의 걸작 앨범을 탄생시켰고, Judas Priest를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베이시스트 Ian Hill은 "이 앨범을 만들 때 모든 것이 딱 들어맞았어요. 음악적인 면뿐만 아니라 이미지 등 다른 요소들도요."라고 덧붙였다. Rob Halford와 Ian Hill과 함께 앨범 속 핵심 트랙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Metal Gods Halford: "저는 SF 소설 마니아인데, 특히 '우주전쟁'의 열렬한 팬이에요. 이 곡도 거기서 영감을 받아쓴 거고요.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 영화와 영국 TV 시리즈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좋아요. 저는 이 책을 읽던 도중에 'Metal Gods'라는 제목이 갑자기 떠올랐는데, 제가 머릿속에 그린 거대하고 스펙터클한 시각적 이미지와 이 곡의 육중한 기타 리프가 상당히 잘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Hill: "당구 큐와 커트러리를 써서 로봇이 행군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내자는 건 프로듀서 Tom Allom의 아이디어였어요. Ringo Starr의 집이었던 티튼허스트 파크에서 녹음했으니까 그때 쓴 식기와 큐대는 아마 Ringo의 것이었겠죠.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Tom은 마이크를 앞에 놓고 바닥에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라디에이터를 막 두드려대기도 하고, 우유병을 와장창 소리가 나게 깨트리기도 했어요. 'Breaking the Law'에 들어간 유리병 깨지는 소리도 그런 식으로 만든 거예요. 지금은 인터넷에서 이런 소리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그 시절에는 디지털 샘플링이라는 게 보편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직접 만들어 쓰는 수밖에 없었죠." Breaking the Law Halford: "1970년대 중후반의 영국은 혼돈 그 자체였어요. 사회적 격변이 일었던 시기였거든요. Margaret Thatcher 수상의 강경 정책에 반발해서 철강 노동자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총파업이 줄을 이었고, 많은 이가 일자리를 잃었고, 학생들은 학교를 뛰쳐나왔어요. 그 당시 저희는 뉴스에서 경찰이 말을 타고 런던의 시위대 속을 달리며 사람들을 넘어뜨리는 장면을 봤죠. 정부 청사에는 화염병이 던져졌고요. 런던 도심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죠. 이 곡은 당시의 불안했던 시대상과 국민들의 좌절감,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어요." United Halford: "우리가 표방하는 메시지는 너무나도 분명해요. 바로 '연대와 단합의 중요성'이죠. 저희는 여기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끈끈하게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요. 당시 이 'United'랑 'Breaking the Law'는 불가리아나 러시아 같은 나라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었어요. 너무 혁명적이고 선동적이라는 이유로요. 'United'란 제목 때문인지, Blackburn United나 Manchester United 같은 축구팀에서 구단 주제가처럼 쓰기도 했고요. 팀 시합이 있을 때마다 이 노래가 경기장에 가득 울려 퍼졌고, 팬들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죠. 이유와 방식은 제각각이었지만, 어쨌든 여러 모로 많은 주목과 공감을 얻었던 곡이에요." Living After Midnight Halford: "이 로큰롤 송은 한 유랑 악단이 어떤 마을에 왔다가 새벽에 홀연히 떠난다는 내용이에요. 어느 날 Glenn Tipton이 오밤중에 저를 깨워서는 이 노래의 코드 시퀀스를 들려줬는데, 그 때 그 상황에서 힌트를 얻어 제목을 붙인 거예요. 우린 다음날 함께 곡을 다듬었죠. 이건 처음 하는 얘기인데, Beastie Boys의 'Fight for Your Right'와 제법 흡사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듣는 순간 80년대로 회귀하는 기분이랄까, 파티장에 있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정말 신나는 곡이에요. 전 세계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죠. 라이브 연주할 때마다 객석이 막 들썩들썩하는 게 느껴진다니까요." The Rage Hill: "이 앨범 수록곡 중에 아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일 겁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도입부예요. 베이스 라인이 레게 스타일과 흡사해서 매우 훵키한 느낌을 주거든요. 그게 나머지 트랙들과 이 곡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강렬한 전주가 필요하다기에 라틴 리듬을 집어넣는 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고, 그 다음에 이 훵키 비트를 구상했어요. 웃긴 건, 제가 보통은 이런 스타일 음악에 질색한다는 겁니다. 거의 알레르기 수준이죠. 평소 저답지 않은, 상당히 충동적인 아이디어였어요. 하지만 이 엉뚱한 발상에서 결국 모든 게 비롯됐죠."
- Iron Maiden
- Rob Halford
- Saxon
- Queensrÿ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