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영국 링컨에서 태어난 네빌 마리너(Sir Neville Marriner)는 평생 600개 이상의 음반에 2,000개 이상의 레퍼토리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과 함께 가장 많은 음반을 내놓은 지휘자로 꼽힙니다. 마리너는 영국 왕립음악원과 파리 음악원을 졸업한 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ondon Symphony Orchestra)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하다 1958년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아카데미(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를 창단했습니다. 이 악단은 바로크 음악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비발디(Vivaldi)의 '사계(The Four Seasons)', 헨델(Handel)의 '메시아(Messiah)' 같은 음반은 바로크 음악 붐을 일으켰죠. 지루하고 이론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밝고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로 듣는 이들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아이오나 브라운(Iona Brown), 크리스토퍼 호그우드(Christopher Hogwood), 앨런 러브데이(Alan Loveday) 같은 명연주자가 이 악단에서 호흡을 맞췄습니다. 1969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체임버 오케스트라(Los Angeles Chamber Orchestra)를 창단했고, 미네소타 오케스트라(Minnesota Orchestra) 음악 감독과 남서독일 방송 교향악단(Stuttgart Radio Symphony Orchestra) 지휘자를 거치며 90세까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1979년에는 대영제국 훈장을, 1985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아 국가적으로도 인정받는 음악가가 되었죠. 1984년에는 영화 '아마데우스' 사운드트랙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음반은 650만 장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현재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네빌 마리너는 바로크 음악부터 브리튼(Britten), 스트라빈스키(Stravinsky), 티펫(Tippett) 등 20세기 작곡가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자랑했으며, 2016년 사망하기 이틀 전까지 지휘대에 오른 열정적인 지휘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