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름다워서 외부 유출이 금지된 곡이 있습니다. 바로 작곡가 Gregorio Allegri가 부활절을 앞둔 성주간을 위해 1638년에 쓴 'Miserere(미제레레)'입니다. 음악에 담긴 숭고함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교황청은 곡의 외부 유출을 금했습니다. 오직 시스티나 성당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이 작품은 14세의 천재 작곡가 Mozart가 한 번 듣고 필사해 공개하면서 바깥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Allegri는 한평생 종교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가 활동하던 때는 르네상스 다성음악이 꽃을 피우던 시기였죠. 15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유명했던 음악 교사 Giovanni Maria Nanino 밑에서 음악을 익혔습니다. 스승에게 배운 음악의 전통을 이어받아 Allegri는 다성음악과 그레고리오 성가를 모두 포용했습니다. 또한, 그의 인생에서 시스티나 성당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629년 교황 우르바노 8세가 그를 시스티나 성당의 성가대로 임명했고, Allegri는 평생 이 성당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작곡을 병행했습니다. 사망하기 2년 전인 1650년에는 성가대 지휘자가 되었죠. 작곡가로서 그는 다수의 모테트와 기악곡을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후기 르네상스 교회음악 거장인 Palestrina의 장엄한 표현 방식이 묻어 나옵니다. 한편, 기악곡 악보에서는 초기 바로크 협주곡 스타일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