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은 대부분 여러 장르를 포괄한다. 사실 섞는 건 어렵지 않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잘 섞어내는 게 어려운 거다. 그런 융합의 완성도 면에서 봤을 때 Glass Animals의 음악은 상당히 수준이 높다. 6,70년년대 사이키델릭 록부터 90년대 브릿팝, 올드스쿨 힙합에 슬로우 잼까지, 다양한 시대와 스타일을 자신만의 분위기로 재해석해내는 감각은 실로 훌륭하다. 거칠면서도 부드럽고, 관능적이면서도 경쾌하고, 화사하면서도 어두운, 온갖 맛이 섞인 젤리상자처럼 다채로운 맛이 나는 그들의 음악은 도무지 질릴 틈을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