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의 대표적 스페인 작곡가인 마누엘 데 파야는 고향 안달루시아의 민속 음악을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1876년 안달루시아의 카디스에서 태어난 파야는 1890년대 후반 스페인 국민악파의 선구자였던 Felipe Pedrell 아래에서 수학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죠. 그 결과 고향 안달루시아에서 발생한 플라멩코와 스페인 전통 악극인 사르수엘라 등 뿌리 음악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됐고, 그 독특한 리듬과 선율을 클래식 양식 속에 과감히 도입했습니다. 7년 가까이 파리에서 활동하는 동안 드뷔시나 라벨 같은 당대 유명 작곡가들과 교류하면서도 그는 고국의 문화를 버리지 않았고, 이는 그의 음악을 규정하는 매력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발레 음악이나 오페라와 같은 다양한 장르에서 드러나는 민족적인 특성은 이국적인 소재에 열광하던 20세기 초반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졌죠. 정치적 문제로 인해 아르헨티나에 남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그리움이 음악으로 더욱 드러났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야의 열정적이고 신비한 음악을 감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