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 이전의 클래식 음악 기록은 다른 시대에 비해 빈약합니다. 그렇다면 Alonso Lobo가 후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스페인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그의 대표작인 'Liber Primus Missarum'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1602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여섯 개의 미사와 일곱 개의 모테트로 구성되어 있죠. 악보의 사본은 Lobo가 주로 활동했던 스페인은 물론, 포르투갈과 바다 건너 멕시코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이 곡이 당대의 히트곡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이 사본이 발견되면서 그때까지 서양 음악사에서 간과되었던 Alonso Lobo는 재평가되었습니다. Alonso Lobo는 1555년 스페인 세비야 근교의 작은 마을인 오수나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세비야 대성당의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며 음악가로서의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오수나 대학에서 신학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세비야 대성당을 거쳐 톨레도 대성당에 봉직했으며, 그곳에서 합창단도 가르쳤습니다. 1604년에는 세비야로 돌아왔고, 1617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작곡가로서 Lobo는 앞서 활동했던 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의 대위법과 Tomás Luis de Victoria 같은 동시대 작곡가들이 따른 스페인 르네상스 음악의 어법을 조화롭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일례로 그가 쓴 'Liber Primus Missarum'은 스페인의 위대한 르네상스 음악가인 Francisco Guerrero의 6성부 모테트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