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제수알도

카를로 제수알도는 이탈리아 베노사의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귀족이 음악가로 활동하는 일이 드물던 후기 르네상스 시대였지만, 어릴 때부터 음악에 심취한 그는 1585년 첫 작품을 출판했습니다. 예술가로서 강한 정체성을 갖춘 그는 단순히 귀족적인 세련미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경이로운 작품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었습니다. 자기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었죠. 그러나 제수알도의 괴팍한 성격은 종종 음악 안팎으로 드러났습니다. 1590년 그는 부정을 저지른 첫 번째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당시 유럽을 떠들썩하게 한 대사건이었습니다. 1594~1611년에는 성악곡 창작에 열을 올렸는데, 가사의 모든 단어와 정서를 극단적으로 묘사하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죠. 이는 당시 출판된 6권의 마드리갈집과 3권의 성가곡집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그의 후기 작품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집니다. 'Mercè Grido Piangendo(자비를! 나는 울며 흐느낍니다)'에는 갑작스러운 불협화음과 반음계적 진행이 많이 보입니다. 훗날, 일부 평론가들이 제수알도를 일찍이 불협화음의 가능성을 탐구한 인물로 여기고, 스트라빈스키를 포함한 많은 음악가들이 그의 작품에 큰 관심을 보인 이유입니다. 그의 특이한 행보와 극적인 사생활은 많은 사람에게 독특한 영감을 안겼습니다. 제수알도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한 오페라 작품만 해도 10편이 넘죠.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조크는 그의 흔적을 좇는 영화 'Gesualdo: Death for Five Voices' (1995)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