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Else Has Gone Wrong

Everything Else Has Gone Wrong

"우린 우리가 씬에 소속되어 있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무려 6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영국 인디 록 밴드 Bombay Bicycle Club의 메인 보컬이자 송라이터 Jack Steadman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반사회적 성향의 밴드였기 때문일 거예요. 숫기도 없었고요. 다른 팀들에 비해서 다섯 살은 어렸죠. 생각해보면 변화에 발맞춘다는 건 위험할 것 같아요. 음악계는 항상 변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오히려 정공법을 택한 건지도 모르죠." 10년 동안 밴드를 함께 했고 5년간 다섯 장의 앨범을 발표한 후, 이들은 자신들에게 일시정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가 2016년이었다. 보컬 Jack Steadman과 베이시스트 Ed Nash는 솔로 활동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고, 드러머 Suren de Saram은 세션으로 활동하며 신선한 음악적 영감을 찾았다. 또한 기타리스트 Jamie MacColl은 잠시 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밴드가 다시 뭉친 것은 데뷔 10년을 맞이한 2019년도였다. "데뷔 앨범을 발표한 지 10년이 됐잖아요. 그걸 기념해서 뭔가 할 게 없을까 상의하려고 다시 모였고, 밴드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죠." Ed Nash는 팀이 다시 뭉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실 Jack Steadman은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기념 콘서트를 기획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올드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웃으며 덧붙인다. "그래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밴드를 이어갈 가능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해봐야겠다 생각했죠." LA와 콘월을 기점으로 프로듀서 John Congleton과 함께 작업을 시작한 그들은 밴드 활동에 재시동을 걸기 위해 다이내믹하고 의미심장하며 생기 넘치는 기타 튠을 만들어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우리가 음악에서 진정한 위안을 찾고 멤버 간의 우정에 의지해왔음을 깨달았어요. 그게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우리가 그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할수록 이 앨범에 우리의 인간적인 모습이 더 많이 담기게 된 것 같아요." 그의 설명대로 Bombay Bicycle Club의 인간적 면모가 곳곳에 묻어나는 새 앨범을 Ed Nash와 Jack Steadman의 가이드를 통해 상세히 살펴보자. Get Up Ed Nash: "우린 보통 트랙 리스트를 짤 때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이 곡에 대해서는 고민을 안 했습니다. 주제면에서도 그렇고 전체적인 짜임새를 봐도 그렇고, 맨 앞에 오는 게 당연했거든요. 제목부터 'Get Up'이잖아요. 다른 곡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첫 곡에 어울리죠." Jack Steadman: "이 곡은 2017년 저의 솔로 프로젝트 'Mr Jukes' 시절에서 비롯된 곡입니다. 맨 처음에 색소폰 샘플을 만들었고, 절반 정도 작업한 다음에 구석에 밀어뒀었죠. 밴드가 다시 뭉쳤을 때 나머지 반을 함께 작업하면 완벽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EN: "Jack이 자신의 재즈 감성을 Mr Jukes 음악으로 발산한 것처럼 이 곡이 3집 'A Different Kind of Fix' 사운드로 우리를 돌아가게끔 했습니다." JS: "Ed와 드러머 Suren이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걸 봤는데, 정말 멋졌습니다. 우리는 곡을 다듬어서 완벽하게 만들기 전에 항상 별도로 녹음을 해왔습니다. 그걸 프로듀서 John Congleton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어요. 여러분도 레코드를 통해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Is It Real JS: "이건 마지막에 쓴 곡 중 하나에요. 가사 면에서 봤을 때 앨범에서 유일하게 과거를 회상하는 노래고요. 우리는 미래 지향적인 음악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옛 감정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한 곡이기도 해요. 기타로 녹음을 하긴 했지만 컴퓨터로 음정 조정을 했죠. 들어보시면 확실히 티가 날 겁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편곡에 몰입하고 악기와 동떨어진 실험을 하면서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해요." Everything Else Has Gone Wrong JS: "1년여에 걸쳐 곡을 쓰고 마침내 그걸 완성했을 때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작업하는 내내 롤러코스터 타듯 감정이 요동치기 때문이죠. 이 곡을 만들 때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거란 느낌을 받았고 매우 흥분했습니다. 'I think I’ve found my second wind'라는 가사에서 그 들뜨고 격앙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죠." I Can Hardly Speak EN: "이건 2014년경에 쓰인 곡이에요. 제 생각에 너무 오래된 곡이 들어가면 작업할 때 흥이 떨어질 것 같은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대화할 때마다,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마다 이 곡을 언급했죠. 고맙게도 John이 내 의견에 동의해줬습니다." JS: "마칭 밴드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상당히 특이한 분위기의 곡입니다. 제 귀에는 뱃사람들이 부르는 오래된 포크 멜로디처럼 들려요. 이론상으론 전혀 말이 안 되고 꽤나 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잘 먹히니까 됐죠." Good Day EN: "2019년 초 콘월에서 제 솔로 프로젝트 Toothless 앨범을 작업할 때 만든 곡입니다. Jack이 Bombay 음반을 작업하면서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이 곡이 도움이 됐죠. 가사에는 우리 기타리스트 Jamie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당시 그는 학위를 취득하려고 공부 중이었는데,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거든요. 노래에서는 그런 걱정들을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희석시켜 이야기했지만, 일부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름 고전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그렇게 쉽게들 해내나.' 싶어서 때때로 괴로웠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의식하고, 자기 처지와 비교하면서 걱정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Eat, Sleep, Wake (Nothing But You) EN: "이 곡은 우리가 함께 떠났던 두 번째 여행 중에 나왔습니다. 밴드를 위해 새로운 곡을 쓰려고 최소한 노력이라도 하겠다고 Jack이 말했을 때 우리는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일단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기로 합의했죠. Jack이 이 곡을 들려줬을 때 우리 모두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여태껏 썼던 그 어떤 곡보다 좋았거든요." JS: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무 때나 들지는 않습니다. 때때로 매니저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그건 내가 일을 잘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대개는 격려의 이메일이거든요. 전화가 온다는 건 매우 특별한 게 나왔다는 신호죠. 이런 전화 한 통이 전체 프로세스를 뒤엎는 터닝 포인트가 됩니다. 자신감을 심어주거든요. 곡을 쓰고 음반을 만드는 사람에게 있어서 자신감을 갖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습니다. 한 마디로 뮤지션의 전부죠. 이런 좋은 곡은 그런 자신감을 유지시켜주고, 더불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줘요." I Worry Bout You JS: "이 곡의 도입부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시작은 쉽습니다. 제 컴퓨터엔 인트로만 수 천 개가 있거든요. 그걸 하나의 곡으로 완성시키는 어려운 거죠. 우리 밴드는 전자 음악과 기타 음악을 두루 구사합니다. 저는 전자 음악에 상당히 매료되어 있어요. 그래서 많은 곡들이 일렉트로닉 느낌으로 시작되죠. 그다음 기타 사운드를 덧입힙니다. 가사는 온통 불안감으로 가득합니다. 서른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을 담고 있죠. 우린 동년배들과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제 저희도 나이가 들었고, 더 이상 젊은이들의 풋풋한 연애담이나 여자 얘기들만 늘어놓을 순 없으니까요." EN: "어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늙은 것도 아닌, 그 과도기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진짜 나를 찾고 있는 사람들 말이에요." JS: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라 라이브로 연주하면 굉장히 신납니다. 그리고 Suren이 쓴 곡 끝부분의 브라스 멜로디가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그가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건 처음이었어요. 오랜 휴식기를 거쳤지만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발걸음엔 자신감이 넘쳤어요. 그리고 그동안 쟁여뒀던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우리 앞에 펼쳐 놓았죠." People People (feat. Liz Lawrence) EN: "Liz와 우리 밴드는 인연이 깊습니다. 저와 4년 동안 곡 작업을 함께 했고, 2014년도 내내 우리와 같이 노래를 불렀죠. 우린 함께 EP를 낼 생각이었습니다. Liz는 이 곡을 썼고, 마무리 작업을 위해 저에게 보냈습니다. 저는 브릿지를 쓰고 편곡을 다시 해서 완성형에 가깝게 다듬었지만, 그녀의 솔로 앨범 작업이 나날이 진척되면서 공동 EP 작업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죠. 저는 이 곡이 이번 앨범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원래는 Liz가 자신의 아버지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인데, 그걸 우리가 그대로 부르자니 좀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사를 수정했습니다. 노래 내용은 동료 혹은 내 주변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에 대한 겁니다. 원곡은 꽤나 낭만적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죠." JS: "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노래하는 걸 즐기는데, 대체로 여자 가수들이죠. 저는 목소리 톤이 높은 편이라 곡을 쓸 때 고음 파트를 항상 집어넣어요. 그런데 제가 부르면 자칫 내시 목소리처럼 들릴 수가 있어서, 그 음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사람이 불러주는 게 더 좋더라고요." Do You Feel Loved? EN: "이 곡에 디스토션을 잔뜩 집어넣으면 끝내주는 메탈 트랙이 될 거예요. 그런데 디스토션을 걷어내니까 상당히 Bombay스러운 소리가 되었죠. 우리 음악에는 일렉트로닉의 영향을 받은 월드 뮤직의 텍스처가 섞여 있어요. 이 곡에도 마찬가지고요." JS: "이 곡은 현대인과 SNS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기록하고, '좋아요'에 집착하죠. 이런 행위는 뮤지션들이 곡을 써서 세상에 알리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어요. 어릴 땐 순수하게 자기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곡을 쓰지만, 지금도 그렇다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죠.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인정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쓴 곡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길 원하죠. 누군가가 내 노래 너무 좋다고 말해주면 무지 기쁘거든요." Let You Go JS: "저한테 OP-1이라는 신시사이저가 있는데, FM 라디오 전파가 잡히거든요. 그래서 투어 중에 지역 라디오를 들을 수 있고 바로 샘플을 딸 수도 있어요. 당시 우린 미국에 있었고 라디오에서 생전 처음 듣는 노래가 나왔는데, 지금은 너무 잘게 쪼개져서 원래 어떤 노래였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어졌죠. 저는 곡 쓰는 걸 굉장히 즐깁니다. 전자 키보드를 갖고 작곡을 하면, 익숙한 음계들 대신에 색다른 소리들을 발견할 수 있죠. 무언가를 건드릴 때마다 아이처럼 놀라고 흥분하게 됩니다. 이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죠.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트랙은 아주 이상한 소리들로 가득합니다. John이 집어넣은 자잘한 소리들 덕분에 곡이 상당히 화려해졌죠. 저희 마음에 쏙 드는 곡이에요." Racing Stripes JS: "이번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매우 친근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 분위기가 낙천적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트랙이죠. 제목도 그런 식으로 해석되어야 해요. 무려 200년 된 하모늄을 사용해서 이 곡을 썼어요. 이렇게 오래된 악기를 연주해 본 건 난생처음이었어요. 색다른 경험이었죠.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이런 특별한 경험을 찾아 헤맵니다. 뭐든 처음은 늘 각별하죠. 새로운 악기를 접하고 제일 처음 쓰는 곡은 당연 흥미로울 수밖에 없고요. 이게 바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특이한 악기를 애써 찾아 배우는 이유일 겁니다. 곡은 'This light will keep me going'이라는 가사로 끝을 맺는데, 이 구절이 앨범 전체의 주제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어요. 앨범을 끝맺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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