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의 Tiga는 Corey Hart의 'Sunglasses at Night' 커버로 2000년대로 들어설 무렵 일렉트로클래시 댄스 플로어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그는 그 이후에도 댄스계에서 가장 거침없는 인물로 남았죠. 2002년에 발매된 Tiga의 'DJ-Kicks' 믹스는 Nelly의 'Hot in Herre'을 발칙하게 믹스해 Le Tigre의 시끌벅적한 댄스-펑크와 Carl Finlow의 날카로운 일렉트로닉 옆에 집어넣는 등 그의 장난스러운 면모가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그는 당시의 'DJ-Kicks' 작업에 대해 Apple Music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가 만든 믹스 CD 중 좋은 건 다 라이브로 했던 거예요. 스튜디오 안에서 비슷하게 해보기도 했는데, 즉흥적인 요소가 없으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았죠." 그의 선곡에는 올드스쿨적인 취향이 진하게 묻어나는데, Chromeo의 'You're So Gangsta' 같은 매끈한 레트로 펑크나 Soft Cell의 'So' 같은 빈티지한 신스팝 트랙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당시 유럽과 영국에서 유행하던 간단한 구성의 테크노-하우스 사운드를 많이 고르기도 했습니다. 제목만 들어도 어떤 곡인지 짐작할 수 있는 Antonelli Electr.의 'Dubby Disco', Swayzak의 매끈한 'Ikea', M.A.N.D.Y.의 통통 튀는 'Home Again'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끝 곡으로는 Felix da Housecat과 Miss Kittin의 'Madame Hollywood (Mister Hollywood Version)'을 배치했는데, 이 화려한 곡은 Tiga의 미학을 압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한물가지 않을 DJ 믹스를 짠다는 건 사실 멋진 일입니다. 클럽에 가서 두 시간짜리 세트를 틀기보다 훨씬 어렵죠. 5년 후 누군가 그걸 듣고 '최고의 DJ란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느낄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