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Not Saved Will Be Lost Part 2

Everything Not Saved Will Be Lost Part 2

2019년 3월 다섯 번째 정규 앨범 'Part 1 Everything Not Saved Will Be Lost?'를 발표했던 영국 록 밴드 Foals. 세 번째로 머큐리상 후보에 오르며 출중한 음악성을 다시금 증명했던 그들이 7개월 만에 후속작을 공개했다. "저는 이 앨범을 한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리즈의 두 번째 챕터인 건 분명합니다. 파트 1에서 확실한 결론을 내지 않고 여지를 남겨뒀으니까요. 이제 그 시리즈가 대망의 완결을 맺는 겁니다. 여러분은 드디어 스무 조각으로 이루어진 전체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는 거죠." 6집 'Part 2 Everything Not Saved Will Be Lost?'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프런트맨 Yannis Philippakis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운드적으로 봤을 때 파트 2는 상당히 세다. 밴드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압도적인 기타 사운드로 강렬한 느낌을 배가시켰기 때문이다. 화법도 훨씬 직접적이며 공격적이다. 사색적인 분위기와 정교한 필치가 돋보였던 파트 1과는 사뭇 다른 색조를 띈다. 상반된 두 챕터가 하나로 합쳐진 덕에 전체 그림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파트 1과 2는 동시에 제작됐습니다. 같은 페트리 접시에서 배양된 기본 줄기가 같은 앨범이라고 할 수 있죠. 앨범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일란성이지만 성격이 정반대인 쌍둥이처럼 두 앨범의 성향과 표현 방식 또한 완전히 다릅니다." Yannis Philippakis의 친절한 트랙별 설명을 통해 파트 1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파트 2가 가진 특징이 무엇인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Red Desert "팀의 리듬 기타리스트 Jimmy가 오롯이 혼자 쓴 곡입니다. 그가 보내준 완성본을 들었을 때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떠올랐어요. 그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쓰였어도 손색없었겠다 싶더라고요.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광활하고 황량한 느낌이 있죠. 파트 1의 여운을 이어가기에 이보다 완벽한 트랙은 없었어요. 빅뱅 같은 사운드로 파트 2의 문을 열고 싶었는데 오프닝에 더없이 안성맞춤이었죠." The Runner "파트 1의 여음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곡이에요. 내면의 갈등에 맞서 싸우려는 사람들, 자신의 결심을 지키기 위해 혹은 절망이나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입니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문제들과 그것들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을 상징하는 걸 겁니다. 리프를 쓰고 팀원 모두 상당히 만족스러워했어요. 무대 위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관객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죠. 우리의 간판곡이 될 거란 느낌이 바로 오더군요. 저는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요. 또 솔로 파트가 매우 부드럽고 풍부해요. 제가 여태껏 쓴 곡들 중에서 가장 그렇지 않은가 싶어요." Wash Off "흥청거리는 느낌을 제대로 살린 곡으로 Foals 본연의 기타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우리는 이 앨범의 전반부가 생동감 넘치는 곡들로 채워지길 바랐어요. 파트 1에는 때때로 명상적이고 체계적인 느낌이 있었지만 파트 2의 전반부는 절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였으면 했거든요. 가사 역시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이 살아있길 원했고요. 노랫말 내용을 축약하자면 자신을 위해 하루하루 충실히 살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의 고군분투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든 피해 망상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의 절박감과 불안감을 녹여내고 싶었죠. 나를 옭아매는 속박의 사슬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거예요. 이번 앨범 전체가 죽음이란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는데, 이 곡에서도 그 점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Black Bull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뭔가가 느껴지는 곡입니다. 리프를 만들자마자 제목은 'Black Bull'로 해야겠다 생각했죠. 가사에는 남자들의 부정적이고 모순되는 모습을 투영시키고 싶었어요. 남성적 위엄이나 권위, 프라이드, 오만함, 불멸 같은 것들에 대해 이상한 환상을 품고 있는 한심한 마초들의 일면 말입니다. 이 곡 같은 트랙이나 4집 'What Went Down' 같은 앨범은 우리 밴드에게 있어서 일종의 분노의 배출구거든요. 역시나 상당히 센 노래가 될 것 같아서 라이브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Like Lightning "우리가 만든 노래 중에서 아마 가장 블루지한 무드의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진이 난 것처럼 쿵쿵거리는 느낌과 묵직한 질감을 살리고 싶었는데 그런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화자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거죠. 그가 느끼는 초조함과 편집증적인 기질이 노래에 그대로 묻어납니다." Dreaming Of "처음에는 꽤나 대중적인 느낌이었는데 작업이 진척될수록 점점 대중성에서 멀어졌어요. 낯선 공간 안에 발을 들인 기분이었달까요. 이 곡에는 제가 앞서 말했던 역동성과 생동감이 분명하게 살아있어요. 저는 우리가 자란 옥스퍼드로부터 얼마나 멀리 왔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옥스퍼드에서의 일들이 너무 먼 과거처럼 느껴졌어요. 그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 노래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전반부의 'The Runner', 'Wash Off', 'Like Lightning' 세 곡은 매우 긴밀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곡은 그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방향키를 돌리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고요." Ikaria "이카루스가 떨어진 섬 이름을 따온 제목이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이카루스는 밀랍을 바른 날개를 달고 날다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추락하고 말잖아요. 이 신화 속 인물의 이야기는 현시대를 설명하는 훌륭한 메타포라고 생각해요. 무수한 기술 발전, 이른바 진보를 거친 우리가 결국 당도한 곳이 멸종 위기의 상황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과 이카루스의 추락은 같은 맥락인 거죠. 그리스 신화의 이미지와 관련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앨범의 테마를 더 깊이 파고든다는 점에서 이 곡이 매우 맘에 듭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부분이랄까요. 앨범 후반부는 한층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 괴리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퀀싱 작업을 할 때 앨범 전체가 하나의 완벽한 궤도를 갖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어둡고 날카로운 전반부에서 시작해서 중간에 한숨 돌리고 마지막에 모든 것을 불살라버리는 거죠." 10,000 Feet "이 곡을 연주할 때 추락하는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수천 피트 상공에서 춤추다가 추락하듯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 말입니다. 'Ikaria'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벌스 부분에서는 공중에 둥둥 떠 있다가 코러스와 리프 부분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칩니다. 한 마디로 탁 트인 듯한 해방감과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는 듯한 묵직한 중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곡이죠. 'wedding ring you can wear'라는 가사는 재 가루가 다이아몬드 반지로 바뀌었다 말하는 멕시코의 한 건축가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쓴 겁니다. 다이아몬드로 변하면서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재의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죠.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을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Into the Surf "고향을 떠나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하지만 그 바람을 이룰 수 없는 이의 애타는 슬픔과 간절한 그리움을 담은 노랩니다. 파트 1, 2를 통틀어 가장 부드럽고 상냥한 느낌의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래를 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고 술술 풀렸어요.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생명의 유한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런 어두운 분위기가 앨범 종반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모든 게 끝을 향해 가는 거죠. 'Everything Not Saved Will Be Lost'가 1, 2 합해서 전부 20트랙이고 이게 열여덟 번째 곡인데 이제 와서 갑자기 흐름이 바뀌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Neptune "여태 만든 노래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편집되지 않은 즉흥 연주가 이 곡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핵심 구성을 짜 놓은 상태에서 라이브 녹음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잼 세션을 집어넣었거든요. 의도한 게 아니라 즉석에서 결정한 거였어요. 신시사이저와 백 보컬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곡의 특징이라 할 수 있죠. 가사에는 모든 위협들로부터 도망쳐 헤매다 그리스까지 당도한, 하지만 끝내 그 어디서도 피난처를 찾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기나긴 여정을 매듭짓는 곡인 겁니다. 이야기는 '결국 모든 것은 끝난다'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는데, 그중에 죽음 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이 없어져도 소셜 미디어 계정은 마치 무덤처럼 여전히 온라인상에 남아 있잖아요. 그게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죽음이란 화두에 사로잡혀서 온갖 상상들을 하고 내가 죽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하죠. 파트 1의 끝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지만 이 곡은 아닙니다. 우리의 야심찬 2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인 만큼 장렬하게 클라이맥스로 치닫습니다. 아주 멋진 피날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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