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의 통통 튀는 연주부터 나이 들어 성찰이 깃든 피아니즘까지, 프랑스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Hélène Grimaud)의 수많은 레코딩은 그의 음악 여정을 충실히 보여줍니다. 8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엘렌 그리모는 13세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습니다. 1987년에는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의 초청으로 파리 관현악단(Orchestre de Paris)과 협연하며 본격적으로 연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모는 1985년부터 레코딩을 시작했는데, 초기에 내놓은 협주곡 녹음에선 고정된 해석의 선을 넘는 대담함이 엿보입니다. 2002년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과 전속 계약을 맺은 그는 여러 시대와 사조의 작품들을 엮어 테마를 표현한 음반을 주로 내놓았습니다. 2010년에는 리스트(Liszt)와 알반 베르크(Alban Berg)의 소나타를 짝지은 'Resonance', 2016년에는 리스트와 니틴 소니(Nitin Sawhney)의 음악을 엮은 'Water'를 선보였습니다. 탐구를 멈추지 않고 어려운 피아노 레퍼토리에 도전하는 그는 2018년 에리크 사티(Erik Satie), 발렌틴 실베스트로프(Valentyn Silvestrov) 등의 현대 작품을 모은 'Memory'를 발표했습니다. 그의 연주에는 사려 깊은 음색과 정제되지 않은 야성이 공존합니다. 야생 동물 보호 운동가, 인권 운동가 및 작가로도 활동하는 삶처럼, 엘렌 그리모의 음악은 어느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어 더욱 풍부하고 매력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