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작곡가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웅장한 장면만큼 압도적인 소리의 향연, 독일 출신 영화 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 하면 떠오르는 사운드죠. 그는 '라이온 킹' (1994)과 '듄' (2021)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두 번 수상했고, 한국에서는 특히 '다크 나이트' (2008), '인셉션' (2010), '인터스텔라' (2014)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작업으로 유명합니다. 195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한스 짐머는 어린 시절 거의 독학으로 피아노를 공부했으며,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의 음악에 푹 빠지면서 음악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1980년대부터 작곡가 스탠리 마이어스(Stanley Myers)와 함께하며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마지막 황제' (1987)에서 음악 제작팀에 합류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이후 '레인 맨' (1988), '씬 레드 라인' (1998) 등 대작 영화에 참여하며 할리우드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무려 150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한스 짐머 특유의 장엄하고 거대한 사운드는 기존 작곡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선율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 작곡법 대신 특정한 음색 및 음향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작법을 사용해 일종의 소리적 세계관을 만들어 냈습니다. '레인 맨'이나 '트루 로맨스' (1993)의 에너지 넘치는 드럼과 퍼커션이 좋은 예죠. 또한 그는 영화 음악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한스 짐머는 오늘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 음악 작곡가가 되었으며, 다른 수많은 작곡가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