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표정,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 최고의 기교로 청중을 사로잡은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Hilary Hahn). 그는 어린 나이부터 성숙한 음악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17세에 발매한 데뷔 앨범 'Hilary Hahn Plays Bach'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성인 연주자도 소화하기 어려운 바흐(Bach)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들을 담담하게 연주했죠. 그 이후 잘 알려진 곡과 그렇지 않은 곡을 한 음반에 담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대, 비슷한 스타일의 작곡가들을 한곳에 모으는 대신, 그는 대중적인 곡과 낯선 곡을 모아 리스너에게 제안합니다.   힐러리 한은 클래식 외의 장르도 탐구합니다. 2004년 영화 '빌리지'의 사운드트랙을 녹음했고, 싱어송라이터 Tom Brosseau의 2007년 앨범 'Grand Forks'에서도 협업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Josh Ritter와는 함께 크로스오버 듀오를 결성해 미국을 투어했죠.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클래식 연주자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클래식 무대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힐러리 한은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연주자입니다. 지난 20여 년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기고해 왔고, 100일 동안의 연습 영상을 올리며 무대 뒤 작업을 공유하는 SNS 프로젝트 '#100daysofpractice'를 기획해 팬들과의 장벽을 허물었죠. 예측을 거부하는 비르투오소로 끊임없이 성장한 그는 21세기 바이올리니스트의 표본입니다.